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신성한 이집트’ 전시로 고대 신들의 장엄한 세계를 열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10여 년 만에 대규모 고대 이집트 예술 전시회인 ‘신성한 이집트(Divine Egypt)’를 개최하며 고대 신들의 화려하고 매혹적인 세계로 관람객들을 초대합니다. 이번 전시는 3,000년이 넘는 세월에 걸쳐 제작된 기념비적인 조각상부터 섬세하게 빛나는 소형 조각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여신을 포함한 고대 신들의 모습을 다채롭게 조명합니다.
권력보다는 영적 친밀감에 초점
이번 전시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한 최고 수준의 작품들과 세계 유수 박물관에서 대여한 주요 작품들을 포함하여 총 200여 점의 유물로 구성됩니다. 과거 덴두르 신전처럼 파라오의 막강한 권력을 강조하던 전시와는 달리, ‘신성한 이집트’는 정치적 위엄보다는 신과 인간 사이의 영적인 친밀감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전시의 기획을 맡은 메트로폴리탄 이집트 예술 담당 큐레이터 다이애나 크레이그 패치와 연구원 브렌던 헤인라인은 관람객들이 신들의 개별적인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습니다.
신들을 일대일로 만나는 공간
전시장은 각각의 신에게 헌정된 개별적인 공간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개방형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마치 신들의 개인적인 예배당이나 집무실을 방문하는 것처럼, 약 24명의 신들을 일대일로 마주하게 됩니다. 이러한 독특한 구성은 신들이 단순한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각자의 고유한 성격과 때로는 모순적인 면모까지 지닌 입체적인 존재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합니다.
예상을 뒤엎는 첫 만남: 아멘-라와 투탕카멘
전시의 시작부터 관람객들은 기존의 예상을 뒤엎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입구에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대여한 태양신 ‘아멘-라’와 파라오 ‘투탕카멘’의 조각상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현대적 관점에서 ‘킹 투트’로 더 잘 알려진 투탕카멘은 고고학계의 슈퍼스타이자 흥행 보증 수표이지만, 이 조각상에서 그는 거대한 신의 무릎 사이에 서 있는 어린아이처럼 작은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신은 그의 존재를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한 모습으로, 이 작품은 전시 전체의 방향성을 암시하며 관람객들의 고정관념에 도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