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성부터 머나먼 우주까지: 천문학의 새로운 발견들

최근 천문학계는 우리 태양계 내부 행성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뒤엎고, 동시에 우주 깊은 곳에서 전례 없는 희귀한 구조를 발견하는 등 획기적인 소식들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류의 우주에 대한 지식이 여전히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얼음 거성’ 아닌 ‘암석 거성’? 천왕성과 해왕성의 재분류 가능성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천왕성과 해왕성은 30여 년 전 보이저 2호가 한 차례 스쳐 지나간 이후 인류의 탐사선이 방문한 적이 없어 아직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과학계는 이 두 행성을 오랫동안 ‘얼음 거성’으로 분류해왔습니다.

태양계의 네 ‘암석형’ 행성(지구, 화성, 금성, 수성)은 고체 암석과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거대 행성 중 목성과 토성은 질량의 90% 이상이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된 ‘가스 거성’입니다. 반면 천왕성과 해왕성은 수소와 헬륨이 질량의 20% 미만을 차지하며, 형성 당시 얼음 상태로 존재했던 물이나 암모니아 같은 분자들이 풍부하여 ‘얼음 거성’으로 불려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이러한 전통적인 분류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연구팀은 표면 특징이나 위성의 움직임 등 간접적인 정보에 의존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무작위로 생성한 수많은 내부 구조 모델을 실제 관측 데이터와 비교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물이 지배적인 구조보다 암석이 더 많은 내부 구조를 가졌을 때 현재의 관측 데이터와 더 잘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구 저자들은 “우리의 연구 결과는 천왕성과 해왕성을 ‘얼음 거성’으로 분류하는 전통적인 관념에 도전하며, 이들의 정확한 구성을 파악하기 위해 더 향상된 관측 데이터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시민 과학자들, 희귀한 ‘이중 고리’ 천체 발견

우리 태양계 행성에 대한 이해가 수정되는 동안, 천문학자들은 시민 과학자들의 도움으로 우주에서 가장 희귀하고 신비로운 천체 중 하나인 ‘이상한 전파 고리(Odd Radio Circle, ORC)’를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학술지 ‘왕립천문학회 월보’에 발표된 이 발견은 ‘RAD J131346.9+500320’으로 명명되었으며, 지구로부터 75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 현재까지 알려진 ORC 중 가장 멀리 있습니다. 특히 이 ORC는 두 개의 고리를 가진 두 번째 사례로, 그 희소성을 더합니다. ORC는 강력한 자기장의 영향을 받는 대전된 가스, 즉 자화 플라즈마로 구성된 거대한 구조물로, 그 중심에는 은하 전체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의 크기는 우리 은하의 10배에서 20배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지만 매우 희미하여 전파로만 관측이 가능합니다.

블랙홀과 시민 과학: 우주 미스터리 해결의 열쇠

이러한 ORC의 형성 과정은 중심에 위치한 초거대질량 블랙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블랙홀은 주변의 별, 가스, 먼지를 직접 삼키는 대신, 이 물질들은 블랙홀 주위에서 회전하는 원반을 형성합니다. 이 파편들이 빠르게 소용돌이치면서 초고온 상태가 되고, 강력한 자기장에 의해 빛의 속도에 가까운 제트로 방출됩니다. 이 제트가 주변의 뜨거운 플라즈마와 상호작용하며 거대한 전파 고리를 형성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발견은 ‘RAD@home 천문학 협력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시민 과학자들이 네덜란드와 유럽 전역의 수천 개 안테나로 구성된 저주파 배열 망원경(LOFAR)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루어졌습니다. 연구 책임자인 아난다 호타 박사는 “이 작업은 전문 천문학자와 시민 과학자가 어떻게 함께 과학적 발견의 경계를 넓힐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ORC를 처음 발견했던 레이 노리스 박사 역시 “ORC는 찾기 매우 어렵지만, 데이터 속에는 수백 개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시민 과학이 최고의 접근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은하 진화의 비밀을 품은 고대의 기록

가장 먼 거리의 ORC 발견은 우리가 우주의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 ORC의 빛이 지구에 도달하기까지 75억 년이 걸렸다는 것은, 이 구조가 수십억 년 전 은하를 형성했던 격렬한 사건들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종의 ‘화석’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천문학자들은 각기 다른 우주 시대에 걸쳐 ORC를 연구함으로써, 이러한 강력한 에너지 분출이 주변 가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별의 형성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지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ORC가 작은 크기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거대한 형태로만 관측되는지, 그리고 은하나 블랙홀의 합병으로 생성된다면 왜 더 자주 발견되지 않는지와 같은 많은 질문들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우주의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시민 과학자들의 참여와 차세대 망원경의 활약이 필수적일 것입니다.